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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
김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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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
2002-03-21 오전 9:09: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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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
2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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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원의 망치와 모루] 공짜 리눅스는 없다
김종원 (모코코 모바일 솔루션 사업부 이사)
2002/03/18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리눅스는 공개 소스 정책을 바탕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공동 작업을 통해 만들어졌으며, 누구나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 몇몇 리눅스 패키지 업체에서는 리눅스 패키지를 2∼3만원 정도를 받고 배포하고 있다. 이 비용은 리눅스를 사는 데 드는 것이 아니라 리눅스 패키지 배포 서비스에 대해 지불하는 것이다.
패키지 업체들은 배포판에 추가로 필요한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함께 팔거나 별도의 서비스를 추가함으로써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물론 인터넷을 통해서 제품을 다운로드받는 경우에는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일반 데스크톱 소프트웨어 시장의 경우이다.
그러면 인터넷 가전제품이나 PDA, 핸드폰과 같은 임베디드 시스템쪽 상황은 어떤가? 이 시장에서의 소프트웨어 구매자는 일반 사용자가 아닌 하드웨어 생산자들이다. 데스크톱 PC처럼 사용자가 운영체제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가 선택한 후 일반 사용자에게 공급하게 된다.
기존 임베디드 제품에서는 복잡한 기능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LCD에 간단한 그래픽을 포함한 문자를 표시하거나 벨소리나 간단한 합성음을 내는 정도였지만, 소비자 시장에서는 인터넷 연결을 통한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운영체제가 필요해졌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CE나 임베디드 리눅스가 이러한 기능이 가능한 운영체제로 거론되고 있다.
임베디드 시스템들은 적게는 수천 대에서 많게는 수십만 대 이상 팔리기 때문에 부품 원가(material cost)는 제품 이익에 직결된다. 시장 욕구를 충족시키면서도 낮은 비용을 가진 운영체제로 리눅스가 일순위에 거론되는 것도 무료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임베디드 리눅스를 제품에 적용시키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데스크톱처럼 표준화된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CPU 메모리 사양이 제각각인데다 LCD 해상도나 각종 주변기기를 제어하기 위해 여러 디바이스 드라이버들을 개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이렇게 리눅스가 적용된 환경에서 동작해야 하는 응용프로그램들은 해상도에 맞춰 새로 만들거나 변경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3~6개월 정도의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
임베디드 시스템에서는 생산 단가를 100원이라도 낮추면 그대로 이익이 되기 때문에 어떻게든 싼 CPU에 작은 메모리를 적용하기를 바란다. 임베디드 리눅스 커널은 이러한 시스템에 맞춰 쉽게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 위에 올라가는 응용프로그램들은 쉽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웹브라우저나 오피스 관련 응용프로그램들은 너무 복잡해서 화면이 작아지거나 메모리 스펙이 낮으면 새로 만들어야 하고, 그렇게 되면 개발 기간과 비용은 비약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게다가 작업 환경도 웹브라우징을 통한 금융 서비스나 멀티미디어 서비스, 워드·엑셀 파일 편집 등 데스크톱과 유사한 수준의 환경을 요구하기 때문에 개발 난이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이러한 것은 모두 개발 비용의 증가로 이어진다.
MS 윈도우 CE는 데스크톱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많은 업체들에게 데스크톱과 비슷한 작업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윈도우 CE로 시장 진입에 성공한 제품은 PDA 정도이며, 다른 가전제품 시장에서는 시제품만 나온 상태다.
리눅스와 달리 윈도우 CE 기반의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회사들은 꽤 많아서 시장에서 요구하는 응용프로그램이나 데스크톱 환경과 비슷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려는 회사는 많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제품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 수량에 따라 다르지만 윈도우 CE는 기본적으로 라이선스 비용이 제품 한 대당 10~20달러 정도 든다. 게다가 필요한 응용프로그램들을 별도로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합치면 두 배가 넘어간다.
문제는 이러한 가격때문에 윈도우 CE 대신 리눅스를 채택하려 하는 생산자측에서 리눅스는 공짜라는 인식 때문에 추가적인 소프트웨어 개발 비용을 너무 낮게 생각하고, 단순한 용역 비용 이상을 고려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장 상황은 리눅스 소프트웨어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
필요한 응용프로그램은 무료 공개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제품의 버그 수정이나 추가 요구사항에 대한 변경은 해당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하지 않은 회사가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따라서 리눅스용 소프트웨어 비용이 윈도우 CE용 소프트웨어 비용과 비슷하거나 어떤 경우에는 오히려 더 높아질 수도 있는 것이다.
더구나 임베디드 리눅스를 개발하는 회사도 겉으로는 공개 소스를 주장하지만 자신들이 수정한 커널 패치에 대해서는 별도 라이선스 형태로 돈을 받는 상황이다. 결국 리눅스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것 하나 공짜인 제품을 사용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리눅스를 선택하는 것이 도입 비용이 저렴하다는 이유 때문이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도입 비용이 윈도우 CE에 비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리눅스의 장점은 가격에 있지 않다.
공개된 커널 소스로 인해 쉽게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떤 장비에도 쉽게 포팅이 가능하다. 또 윈도우 CE에 비해 절반 정도의 메모리 사양으로 기본 응용프로그램의 수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같은 기능을 하는 제품에 비해 많게는 수십 달러 이상의 생산 원가가 차이난다고 볼 수 있다. 어떤 운영체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제품 가격이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가격 차이는 수십만 대 이상 생산되는 제품이나 저가형 제품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이러한 이점에도 대부분의 생산 회사에서는 리눅스를 제품에 적용하는 것에 주저하고 있다. 단순히 윈도우 CE용으로 제작된 기존 제품에 리눅스를 다시 적용해보는 정도로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남들이 성공하면 뒤쫓아가겠다는 시장 전략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리눅스는 공짜라는 오해가 소프트웨어 개발 투자를 막고 있기 때문이다. 공개 소스로 개발된 제품은 상업용이 아니기 때문에 좀더 많은 추가 개발을 필요로 하며, 리눅스의 장점을 살리는 기획이 선행돼야 한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는 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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